그 시절 내가 좋아한 영화_재일교포의 정체성에 대하여_고(GO)
일본 대중 문화가 첫 개방되던 1998년 이후 수 많은 일본의
만화, 음악, 영화 등이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들어왔습죠
"오겡끼데스까?"의 '러브레터를 필두로 2000년 초반까지
다양한 컨텐츠가 퍼져 많은 사람들이 일본 문화를 접하기 쉬워졌었던 때입니다.
이전까지는 불법 복제한 CD나 테이프 등을 통해 영화나 음악을 봤었거든요...
일본 영화의 극장개봉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앞서 언급한 러브레터, 하나비, 우나기, 4월이야기 등
여러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소개해 드릴 영화는 재일교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제목 : 고(go) / 2001년작
감독 : 유키사다 이사오
출연 : 쿠보즈카 요스케(이정호/스기하라), 시바사키 코우(사쿠라이)
가네시로 카즈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거평프레야 메가박스에서... 당시에 영화를 보면
가수 김현정님의 '떠난 너' 가 들어있는 4집 CD를 주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참 좋아하던 가수였지요....
각설하고 소설가분이 재일교포 출신이어서 그런지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과 정체성에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풀어나가려는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작품들이 상당히 유머러스하지요.
레볼루션 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 스피드는 더 좀비스 시리즈물로 여기서도
박순신이란 재일교포가 등장하는데 카리스마 있습니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 된 영화죠.
그럼 다시 원래로 돌아가서...
주인공인 이정호(스기하라)는 열혈 마르크스주의자 조총련계의 아버지 밑에서
조총련계 초중학교를 나왔고, 갑자기 하와이에 가고싶다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태세전환에 한국국적으로 옮겨져 일본 고등학교를 가게됩니다.
*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교포는 30만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재일교포는 한국 국적을 갖는 재일한국인과 조선적(朝鮮籍)을 두고 있는 재일조선인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예민하고 복잡한 이야기라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따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영화 상에서는조총련계 재일조선인이 재일한국인으로 귀화하게 됩니다.
스기하라는 어린시절 익히 복싱으로 학교의 싸움 전설이 된 쿨가이로 친구의 생일파티에서
만난 사쿠라이에게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지요. 일본인 여자친구에게 재일교포란 사실을
밝히고 다양한 문제에 당면하게 되는데....
요즘은 한일커플분도 많이 계시고 외국인과의 만남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당시에는 당연시 받아들이기 힘든 시대였던가 봅니다.
재일교포라 해도 3세대 이상이 지나면 조국에 대한 정체성이 변할 수도 있구요...
No soy coreano, ni soy Japanes, yo soy desarraigado.
나는 조선인도 일본인도 아닌 뿌리없는 부초다.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나온 대사로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품고 그것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고민하는 10대의 이야기
주인공인 쿠보즈카 요스케는 당시에 슬림한 몸매로 옷도 잘 입고 잘나가는 배우였지요 요즘은 잘 안보이지만..
시바사키 코우의 앳된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진중하고 예민한 주제이나 소설 자체도 워낙 유머러스하게 잘 풀어놨고, 영화도 잘 만들어낸 수작이라고
생각됩니다.
원래 이 영화는 비슷한 분위기의 박치기란 영화와 비교해보려고 했으나 내용이 너무 많아져
따로 소개해야겠네요.
진지한 자아성찰을 유쾌하게 풀어본 영화 고! 한 번 보러가실래요? 끝.